시골아이 153. 낮잠 한숨 (13.9.16.)
물놀이를 하라고 마당에 둔 큰 물통을 비운 뒤 햇볕에 말린다. 시골순이는 햇볕에 따끈따끈 마른 큰 물통으로 슬그머니 들어가서 “아, 따뜻해!” 하더니 팔베개를 하고는 스르르 눈을 감는다. 그늘 한 점 없이 땡볕인 자리이지만 덥지는 않은가 보다. 빨래터에서 실컷 물놀이를 하고 온 뒤이기 때문일까. 바람이 불어 후박나무 가지를 살랑이고, 멧새가 가만히 노래하는 한낮이 조용히 흐른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시골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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