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쟁이 씨앗
우리 집에 온갖 풀이 다 나지만 소리쟁이만큼은 아직 안 난다. 그래서 소리쟁이 씨앗을 볼 적마다 훑어서 마당이나 뒤꼍에 뿌리는데, 지난 네 해 동안 소리쟁이가 돋지 않는다. 얘야, 예쁜 풀 소리쟁이야, 너희 씨앗을 훑어서 또 뿌리고 거듭 뿌릴 테니까, 우리 집에서도 신나게 돋아 주렴. 너희 잎사귀를 즐겁게 먹고 싶어. 보드르르한 씨앗을 손바닥에 얹고 가만히 느껴 본다. 이 씨앗이 아름다운 풀로 태어날 모습을 마음으로 그린다. 4348.7.8.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