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44. 손 맞잡고 걷는 사이
다섯 살인 작은아이는 무척 개구지게 뛰거나 달리면서 논다. 그렇지만 아직 퍽 작은 아이인 만큼 쉬 지친다. 마음으로는 누나보다 앞장서서 달리고 싶고, 적어도 누나하고 나란히 달리고 싶은데, 몸이 안 따를 때가 있다. 이런 때에 여덟 살인 큰아이가 동생 손을 잡아 준다. 동생더러 “자, 누나 손 잡아. 함께 달리자.” 하고 말한다. 차근차근 발을 맞추어서 달린다.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간다. 빠르지도 느리지도 않게 이 땅을 밟으면서 노래가 흐른다. 서로 돕고 아끼면서 노는 아이들하고 함께 살면서 나도 차근차근 배우고 한 걸음씩 내디딘다. 4348.7.8.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집 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