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울타리에 앉은 마을고양이
우리 집에서 나고 자라면서 아예 우리 집에 눌러앉은 마을고양이가 여럿이다. 이 아이들은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으나 가까이하지도 않는다. 늘 알맞춤하게 떨어져서 함께 지낸다. 밤에는 섬돌에 앉아서 꾸벅꾸벅 졸다가 밟히기도 한다. 별빛이 드리우는 마당에서 저희끼리 이리 달리고 저리 뒹굴면서 노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하는데, 곧잘 돌울타리에 앉아서 멀거니 무엇을 바라본다. 무엇을 볼까? 부엌에서 네 식구가 둘러앉아 밥을 먹다가 고양이를 바라보니, 이 고양이는 건너편에서 노래하고 날갯짓하는 작은 새를 쳐다본다. 그렇구나. 그래. 저 새를 잡으려고? 잡을 수 있겠니? 4348.6.30.불.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