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할머니 예순잔치
일산 할머니가 예순한 살 생신을 맞이하신다고 한다. 곁님이랑 아이들을 이끌고 일산으로 찾아가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지만, 네 식구가 움직일 찻삯이 없다. 곁님이라도 혼자 보내고 싶으나, 이마저도 만만하지 않다. 이달에 셈틀을 새로 장만하면서 동무한테 빌린 돈을 아직 다 갚지 못했다. 오늘 내가 살아가는 자리를 가만히 그려 본다. 돈으로는 어찌할 길이 없다. 그러나, 마음으로는 늘 함께 있고, 사랑으로는 언제나 곱게 글월을 띄울 수 있다. 오늘 할 수 있는 일을 오늘 하자고 생각한다. 오늘이 지나고 모레가 오면, 그때에는 고흥에서 일산 사이를 넉넉히 오가면서 얼굴을 마주보고 기쁨을 나눌 수 있도록 하자고 생각한다. 저녁밥을 지었다. 4348.6.26.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