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빨래와 새벽 설거지



  여름을 맞이해서 아이들이 하루 내내 신나게 뛰노니, 이 아이들 옷을 자주 갈아입힌다. 빨래터에서 물놀이를 하든, 마당에서 물을 받아서 놀든, 으레 옷을 몽땅 적시니, 이 옷도 으레 갈아입힌다. 여름빨래는 하루 서너 차례도 하는데, 이래저래 바쁘지만, 두 아이가 아기였을 적을 생각하면 살짝 웃음이 나기도 한다. 얘네들이 아기였을 적에는 오줌기저귀랑 똥이불을 빨래하느라 얼마나 하루가 바빴나 하고.


  새벽에 일어나서 설거지를 한다. 몇 가지 안 되는 설거지인데 엊저녁에 미처 못 했다. 깔끔하게 설거지를 마치고 잠들면 훨씬 나을 수 있으나, 아직 내 마음이 그만큼 더 야무지지 못하는구나 싶다. 한 달쯤 앞서 머그잔을 미끄러뜨려서 깨먹은 뒤, 몸이나 손이 말을 잘 안 들을 적에는 설거지를 미루어야겠다고 여긴다. 살림을 깨먹고 싶지 않다. 4348.6.24.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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