곁님이 건네는 천 원 + 얼마



  2015년 7월 마지막 주에 강원도 영월에서 동강사진축제를 한다. 나는 올해 동강사진축제에서 7월 26일 일요일 아침에 강좌 하나를 맡았다. 이튿날 저녁(6/19)에 서울에서 준비모임을 한다고 한다. 강좌를 어떻게 꾸려야 하는가를 서로 얘기해야 하니, 이 자리에 빠질 수 없다. 그래서 준비모임에 가야 하는데, 고흥에서 서울로 갈 찻삯을 마련하기가 만만하지 않다. 아득바득 긁어서 겨우 서울로 갈 시외버스 표는 끊을 듯하다. 또 누구한테서 돈을 빌려야 하나 하고 생각하며 저녁나절에 아이들을 재우고 잠자리에 누워서 허리를 펴는데, 곁님이 주섬주섬 책상에 뭔가를 얹는 소리가 난다. 허리를 어느 만큼 펴고 일어나서 살피니, 천 원짜리 종이돈 하나와 쇠돈 얼마가 있다. 곁님한테 있는 모든 돈을 나한테 주려고 하는가 보다. 고맙다. 이 돈이면 서울 고속버스역에서 내린 뒤 전철 한 번 탈 삯이 되겠네. 밤잠을 들 적에 빌고 빌어야겠다. 도서관 지킴이가 늘고, 우리 은행계좌에 버스삯이랑 여관삯이 들어오기를 빌어야겠다. 4348.6.18.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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