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로 함께 가는 마음
두 아이를 자전거에 태우고 마실을 다닙니다. 큰아이는 세 살일 적부터 자전거수레에 탔고, 작은아이도 걸음을 제법 잘 뗄 수 있을 적부터 자전거수레에 탔습니다. 처음에 큰아이만 수레에 태우고 다닐 적에는 수레와 아이 무게가 제법 묵직했는데, 샛자전거를 붙이고 수레를 함께 끄는데다가 두 아이를 이끄니 훨씬 묵직합니다. 그래도 아이들하고 자전거마실을 다니고 또 다니니 어버이 몸에는 새로운 힘살이 붙습니다. 틀림없이 힘이 많이 들지만 다 함께 즐거운 나들이가 됩니다.
새롭게 여름이 찾아와서 볕이 좋고 바람이 싱그럽기에 이제는 꽤 먼 데까지 나들이를 다닙니다. 골짜기에도 가고 바다에도 갑니다. 그리고 오늘은 마을 뒤쪽을 포근히 감싸는 멧자락을 넘습니다.
두 아이를 태운 자전거를 밟으면서 멧자락을 넘자니 땀이 비오듯이 쏟아집니다. 비알이 가파르기도 하지만, 자전거 무게와 아이들 무게를 다리힘으로 버티지 못해 자전거에서 내립니다. 걸으면서 자전거를 끄는데, 걷는다기보다 두 손으로 자전거 손잡이를 단단히 잡고 영차영차 밉니다.
그런데 높거나 가파른 고갯길을 자전거로 너무 자주 넘은 탓일까요. 앞에서 끄는 아버지 자전거는 오늘 안장이 아주 박살이 났습니다. 안장에 앉아서 두 다리에 힘을 모을 적에 안장이 이 무게를 버티지 못한 듯합니다.
자전거를 찬찬히 살피니, 아버지 자전거는 앞바퀴보다 뒷바퀴가 많이 닳습니다. 아무래도 뒷바퀴에 더 힘이 쏠리기에 뒷바퀴가 앞바퀴보다 훨씬 빨리 닳는구나 싶습니다. 앞뒷바퀴에 붙은 멈추개도 많이 닳았습니다. 혼자 달리는 자전거가 아닌 셋이 함께 달리는 자전거이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용하면서도 대견하게 버티어 주는 자전거로구나 하고 새삼스레 생각합니다. 우리 집 아이들이 바람을 가르면서 싱그럽게 노래를 부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랑스러운 자전거를 쓰다듬습니다. 4348.6.15.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