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작은아이 잠옷 갈아입히기



  어느덧 여름이 무르익어서, 이제 마루문은 모기그물 달린 문을 열면서 잔다. 방문도 활짝 연다. 그런데 다섯 살 작은아이가 바깥마실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서 씻은 뒤에 ‘굳이 겨울 잠옷’을 입겠다고 한다. 두툼한 겨울 잠옷을 입어야 할까 하고 바라보지만, 작은아이는 ‘겨울 잠옷’을 입겠다는 생각보다 ‘씻고 나니 살짝 추워서’일 테고, 겨울 잠옷에 새겨진 무늬가 마음에 들기 때문이라고 느낀다.


  곯아떨어져서 잠들 때까지 가만히 지켜본다. 그리고, 작은아이가 잠자리에서 곯아떨어져서 꿈나라로 간 뒤, 두툼한 겨울 잠옷을 벗긴다. 웃도리부터 벗기고 등판에 맺힌 땀을 식힌다. 이러고서 민소매옷을 위에 입힌다. 아랫도리는 반바지로 갈아입힌다. 작은아이는 잠자면서도 팔과 다리와 머리를 척척 내밀어 준다. 저도 더운 줄 알았을까? 4348.6.13.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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