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위잎이랑 댓잎이랑



  아이들이 댓잎을 훑어서 씹어먹기를 퍽 즐긴다. 버들피리처럼 댓잎피리를 불려고 용을 쓰는데, 잘 안 된다. 그래도, 댓잎을 오래도록 물면서 논다. 꼭 버들잎이 아니더라도 다른 풀잎으로도 풀잎피리를 불 수 있으리라.


  큼직하게 잘 자란 머위잎은 아이들한테 우산 구실을 한다. 비가 오지 않고 저녁햇살이 드리우는 때이니, 머위잎은 우산이 아닌 양산 구실을 하는 셈일까. 댓잎 물고 머위잎 들고 고샅을 달린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시골길을 달리면서 풀내음을 듬뿍 머금는다. 4348.6.13.흙.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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