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잎에 올라탄 잎



  짙푸르게 커지는 무화과잎에 가랑잎이 하나 살포시 내려앉는다. 뒤꼍을 오르내리면서 가만히 살펴본다. 참으로 곱네. 내 입에서 저절로 튀어나오는 이 말을 가만히 곱씹는다. 고운 잎을 만났으니 곱다고 읊는다. 고운 잎을 마주하니 곱구나 하고 노래한다. 우리 아이들하고 하루 내내 복닥일 적에도, 곁님하고 살림을 가꿀 적에도, 참말 언제나 고운 삶이 흐르는구나 하고 느껴서, 곱게 웃고 춤추면서 노래를 한다. 고운 잎아, 늘 우리 곁에서 싱그러운 바람을 나누어 주렴. 4348.6.11.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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