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 찧는 소리



  읍내로 저자마실을 간다. 버스가 읍내로 들어서서 고흥고등학교 옆을 스칠 즈음 길턱을 넘어가던 버스가 흔들리는데, ‘쿵’ 찧는 소리가 들린다. 아, 내 옆에 앉은 작은아이가 머리통을 유리창에 찧었구나. 읍내에 들어설 즈음 깜빡 졸았나 보다. “괜찮니? 괜찮아.” “버스가 흔들려서 그래.” 가물가물 졸리던 눈이었지 싶은데 머리를 찧으면서 졸음이 살짝 가신 듯하다. 가만히 생각하니, 나도 어릴 적에 어머니와 저자마실을 다녀오는 길에 으레 졸다가 유리창에 머리를 쿵 소리 나도록 찧는 일이 잦았다. 아이들은 다 버스 유리창에 머리를 찧으면서 클는지 모른다. 4348.6.11.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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