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40. 가르치는 마음



  아이들한테 무엇을 가르칠 수 있을까 하고 헤아려 보면, 아무것도 가르칠 수 없구나 하고 느낍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배우려는 마음일 때에만 무엇을 가르칠 수 있기 때문인데, 아이와 어버이는 ‘배우고 가르치는’ 사이가 아니라 ‘함께 사랑을 나누는’ 사이인 터라, 누가 누구를 가르칠 수 없다고 느낍니다. 그러면, 어버이는 아이한테 무엇을 할까요? 어버이는 아이한테 여러 가지를 합니다. 첫째, 삶을 보여줍니다. 둘째, 밥을 먹이고 옷을 입히며 잠을 재웁니다. 셋째,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넷째, 노래를 부르고 꿈을 키웁니다. 다섯째, 사랑을 곱게 속삭입니다. 어버이가 아이한테 무엇인가 가르치려 한다면, 이 다섯 가지 사이에서 가만히 스며들면서 도란도란 짓는 잔칫날 같은 하루가 흐르리라 느낍니다. 지식을 가르치는 교육이나 훈육이 아니라, 함께 삶을 짓는 하루입니다. 날마다 새로운 잔치와 같은 기쁨을 아침마다 맞아들이면서 함께 웃음꽃을 피웁니다. 마음을 나누고, 마음을 가꾸며, 마음을 북돋웁니다. 어버이 스스로 마음을 정갈히 다스리면서 맑게 가누면 언제나 무엇이든 가르치면서 배웁니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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