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보건소에서 들려주는 메르스 ‘예방 대책’



  신문도 방송도 안 보는 하루를 보내다 보니 ‘메르스’ 이야기를 들은 지 며칠 안 된다. 처음 ‘메르스’라는 낱말이 귀와 눈에 들어올 적에, 나는 ‘메르세데스 벤츠’를 줄여서 ‘메르스’라고 하나 하고 생각했다. 그러나, 메르스는 자동차를 가리키는 이름이 아니었고, 어떤 돌림병을 가리키는 이름이지 싶다.


  며칠 앞서부터 낮에 우리 시골마을에 ‘면내방송(면소재지에서 내보내는 방송)’이 나온다. 무슨 방송을 하는가 하고 살짝 들어 보니, “우리 군에서는 아직 메르스 확정 환자가 한 명도 없습니다.”로 말문을 열고는, “메르스 예방 대책으로는, 사람이 많이 모인 곳에는 가지 않으며 ……” 하고 이야기를 잇는다. 손발 깨끗하게 씻고, 입가리개를 하고 다니라고 한다. 면소재지에 있는 보건소에서 내보내는 면내방송이라고 하는데, 이런 이야기를 여러 날에 걸쳐서 자꾸 되풀이한다.


  시골사람으로서 사람 많은 곳에 갈 일도 없고, 시골에는 사람 많은 곳도 없다. 그러니까 시골사람은 시골마을에 조용히 코 박혀서 지내면 된다는 뜻이지 싶다. 그러나, 요즈음 시골은 농약바람이 불고, 곳곳에서 논둑이나 밭둑 태우는 연기가 매캐하다. 4348.6.10.물.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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