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39. 함께 즐기면 다 된다



  아이들하고 무엇을 하고 놀면 하루가 재미날까 하고 생각하다가, 우리 집 뒤꼍에서 매실을 함께 따기로 한다. 큰 통과 걸상을 들고 뒤꼍으로 가서 매화나무 앞에 선다. 아이들을 불러 함께 따자고 한다. 큰아이는 손을 뻗어 따고, 작은아이는 손이 닿지 않아서 심부름을 한다. 차츰 매화알이 늘어 큰 통을 그득 채운다. 이제 작은아이는 손수 매화알을 따지 못해도, 통에 담긴 매화알을 만지면서 재미있다. 매화알을 모두 딴 다음에는 물꼭지가 바깥에 있는 데로 옮긴다. 두 아이는 누가 시키지 않았어도 물을 받아서 저마다 통 하나씩 붙잡고 매화알을 헹군다. 큰아이가 큰 통을 붙잡을 듯싶었으나 작은아이가 큰 통을 붙잡고 싶다고 하니, 큰아이가 선선히 동생한테 큰 통을 내준다. 가만히 지켜본다. 어버이는 그저 아이하고 함께 즐기면 된다. 무엇을 가르치거나 보여주겠노라 하는 생각이 아니라, 그저 함께 웃고 노래하면서 하루를 누리고 싶다는 마음이 되면, 신나는 배움자리가 된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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