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싹을 꺾다



  면소재지 초등학교에 있는 놀이터에 간다. 두 아이는 놀이기구를 타고, 나는 소나무가 드리우는 그늘을 한껏 누리면서 풀밭을 거니는데, 문득 곳곳에 뾰족뾰족 돋은 것을 본다. 무엇인가 하고 가까이 다가간다. 아, 대나무싹이네. 아직 굵게 돋지는 않았다. 작은 싹이다. 초등학교 울타리 너머에 대밭이 있는데, 아무래도 울타리 너머에서 퍼지는 대나무싹이로구나 싶다. 이 대나무싹은 이곳에서 얼마나 더 자랄 수 있을까. 학교 건물을 지키는 분이 보면 모조리 뽑거나 베지 않을까. 나물로 먹을 수 있을 만큼 예쁘게 자랄 수 있을까. 아니면, 이곳 시골 초등학교 아이들이 주전부리 삼아서 똑똑 꺾어서 껍질을 벗긴 뒤 먹으려나. 4348.6.8.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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