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배움자리 36. 밥 한 그릇



  밥 한 그릇을 밥상에 놓는다. 배가 고프니 먹는 밥이라고도 할 테지만, 몸을 살찌우는 밥이라고도 할 수 있다. 몸을 살찌우면 배고픔이 가시고, 배고픔이 가시면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우리 넋은 몸이라고 하는 옷을 입어서 사람으로 산다. 그러니까, 몸이라고 하는 옷이 언제나 튼튼하게 움직이도록 밥을 먹어서 씩씩하게 뛰놀거나 일한다. 그리고, 마음이라고 하는 밭에 생각이라고 하는 씨앗을 심어서 꿈을 짓고 사랑을 노래한다. 아이도 어른도 모두 같다. 아이도 밥 한 그릇을 앞에 놓고 고운 꿈을 기쁘게 꾸면서 사랑을 노래할 때에 맛나게 먹는다. 어른도 아이하고 나란히 고운 꿈을 기쁘게 꾸면서 사랑을 노래할 때에 맛있게 먹는다. 우리가 먹는 밥 한 그릇에는 온누리를 살찌우는 아름다운 바람 한 줄기가 깃든다. 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집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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