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 마음



  노란 꽃을 보면 노란 마음이 됩니다. 빨간 꽃을 보면 빨간 마음이 됩니다. 하얀 꽃을 보면 하얀 마음이 됩니다. 마음이 어수선하거나 어지러울 때여도, 꽃을 바라보는 동안 어쩐지 마음이 차분하게 가라앉으면서 온갖 빛깔로 거듭나듯이 새롭게 흐릅니다. 시골을 떠나 도시에서 사는 사람들이 집안에 꽃그릇을 두면서 꽃을 바라보려고 하는 까닭을 가만히 헤아립니다. 시골에 보금자리를 가꾸면서 둘레에서 온갖 풀꽃과 나무꽃을 잔뜩 보면서도 애써서 마당에 꽃밭을 따로 돌보려고 하는 까닭을 곰곰이 생각합니다.


  눈으로만 바라보는 꽃이라면 입으로 먹지 못합니다. 먹지 못하는 꽃을 왜 키우느냐 하고 물을 수 있지만, 먹지 않기 때문에 꽃을 키우는구나 싶어요. 먹을 뜻이 아니라 보려는 뜻이요, 마음을 살찌우고 북돋우면서 언제나 고운 숨결로 하루를 열려는 뜻이기에, 즐겁게 꽃밭을 일구면서 사랑을 속삭이려고 하는구나 싶습니다. 4348.5.25.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삶과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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