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꽃을 들여다보니



  파꽃을 들여다보니 몹시 작은 개미가 잔뜩 달라붙었다. 이 작은 개미는 무엇을 얻으려고 파꽃에 달라붙을까. 꽃가루를 얻으려고 달라붙을까. 파꽃이 빚은 꽃가루는 남다른 맛이 있어서 와글와글 신나게 모여서 한 조각씩 얻으려고 할까.


  바람이 불어 꽃가루받이가 된다. 비가 오면서 꽃가루받이가 된다. 나비와 벌이 날아다니면서 꽃가루받이가 된다. 수많은 풀벌레가 찾아들면서 꽃가루받이가 된다. 그리고, 개미가 구석구석 찾아다니면서 꽃가루받이가 된다.


  사람이 사는 보금자리에는 사람만 깃들지 않는다. 수많은 이웃하고 동무가 꼬물꼬물 사이좋게 어울려서 함께 삶을 짓는다. 서로 아끼는 마음이 되어 상냥한 숨결이 흐르고, 아침저녁으로 바람이 포근하게 분다. 4348.5.25.달.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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