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967) -회會 1
밤에는 부모회를 만들어 활동했다 … 차츰 신뢰가 쌓여 주민자치회가 만들어질 때는
《하종강-길에서 만난 사람들》(후마니타스,2007) 323쪽
부모회
→ 부모모임
주민자치회
→ 주민자치모임
부모가 모이면 ‘부모모임’입니다. 아주머니가 모이면 ‘아주머니모임’이에요. 모이니까 ‘모임’입니다. 때로는 ‘동아리’를 써서 ‘할아버지 동아리’나 ‘할머니 동아리’라 할 수 있습니다.
한자말을 그대로 살려서 ‘송별모임’이나 ‘환영모임’처럼 적을 수 있습니다. ‘송별(送別)’은 떠나 보내는 일을 가리키고, ‘환영(歡迎)’은 반가이 맞이하는 일을 가리킵니다. 이러한 뜻과 느낌을 살려서 ‘끝모임’이나 ‘첫모임’ 같은 이름을 새롭게 쓸 수 있고, ‘보내는 모임’이나 ‘맞이하는 모임’처럼 말뜻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떠나 보내거나 반가이 맞이하거나 ‘새걸음 모임’ 같은 이름을 붙여도 잘 어울립니다. 4340.9.23.해/4348.5.22.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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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는 부모모임을 열었다 … 차츰 믿음이 쌓여 주민자치모임이 생길 때에는
‘활동(活動)했다’는 ‘일했다’나 ‘함께했다’로 다듬을 수 있습니다. ‘신뢰(信賴)’는 ‘믿음’으로 다듬습니다. 모임은 ‘만들다’로 나타내지 않습니다. “모임을 열다”나 “모임을 꾸리다”라 말하고, “모임이 생기다”나 “모임이 되다”처럼 적습니다.
-회(會)
1. ‘단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 부인회 / 청년회 / 노인회
2. ‘모임’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 송별회 / 환송회 / 환영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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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091) -회會 2
그밖에도 여러 가지 새 소리가 뒤섞여서 숲속의 아침은 마치 음악회라도 열린 듯했지요
《이마이즈미 미네코,안네테 마이자/은미경 옮김-숲에서 크는 아이들》(파란자전거,2007) 113쪽
음악회라도 열린 듯
→ 노래잔치라도 열린 듯
→ 노래마당이라도 열린 듯
→ 노래판이라도 벌어진 듯
→ 노래놀이라도 하는 듯
…
‘음악회(音樂會)’는 “음악을 연주하여 청중이 음악을 감상하게 하는 모임”이라고 해요. 그런데, ‘음악’은 한자말입니다. 한국말은 ‘노래’예요. 영어로는 ‘뮤직’입니다. ‘음악회’를 영어로 ‘콘서트’라고도 하는데, 한국사람으로서 한국말로 짓는 ‘노래마당’이나 ‘노래잔치’나 ‘노래판’ 같은 낱말을 가만히 헤아려 봅니다.
사진잔치 . 사진마당 . 사진판 . 사진놀이
그림잔치 . 그림마당 . 그림판 . 그림놀이
사진을 즐기면 ‘사진잔치’입니다. 그림을 즐기면 ‘글마당’입니다. 글을 즐기면 ‘글판’이나 ‘글놀이’가 됩니다. 자전거를 즐기면 ‘자전거잔치’이며 꽃을 즐기면 ‘꽃잔치’입니다. 4341.4.18.쇠/4348.5.22.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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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밖에도 여러 가지 새소리가 뒤섞여서 숲속 아침은 마치 노래잔치라도 열린 듯했지요
“숲속의 아침”은 “숲속 아침”으로 다듬어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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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말을 죽이는 외마디 한자말
(1373) -회會 3
개구리 음악회라, 그것 정말 좋은 구경이겠는걸
《임혜령-이야기 할아버지의 이상한 밤》(한림출판사,2012) 30쪽
음악회
→ 노래모임
→ 노래잔치
→ 노래마당
→ 노래 큰잔치
→ 노래 한마당
…
개구리는 노래를 합니다. 개구리가 들려주는 소리는 ‘노래’입니다. 그러니, 개구리가 모여서 노래를 부른다면 ‘노래모임’이 될 테고, ‘노래잔치’나 ‘노래마당’이 됩니다. 때로는 ‘노래 큰잔치’나 ‘노래 한마당’이 될 테지요. ‘노래마을’이라든지 ‘노래꾸러미’ 같은 이름도 재미나게 써 볼 수 있습니다. 4348.5.22.쇠.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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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구리 노래잔치라, 그것 참 좋은 구경이겠는걸
‘정(正)말’은 ‘참’이나 ‘참말’로 다듬습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