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랑 나



  아이들이란 바닷마실을 나와서 함께 바닷가 모래밭을 거닐다가, 작은아이 발자국 옆에 내 발자국을 찍어 본다. 어디 보자. 우리 발자국이 얼마나 닮았나? 작은아이 발자국 옆에 내 발자국을 찍다가 새삼스레 생각한다. 작은아이도 큰아이도 발이 제법 크네. 발도 몸도 참 많이 자랐네. 어버이라고 하는 사람은 키가 아이보다 조금 더 클 뿐이고, 발도 살짝 더 클 뿐이네. 아이들이 머잖아 키나 몸이나 발이 어버이보다 훨씬 더 크겠네.


  모래밭 발자국을 한참 바라본다. 아이들이 내딛는 발걸음을 생각한다. 내가 어버이로서 아이들보다 한 발 먼저 걸어가면서 일굴 삶을 헤아린다. 함께 걷는 이 길에서 우리가 늘 가슴에 품을 이야기란 무엇일는지 차근차근 곱씹는다. 4348.5.22.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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