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게 솟는 빛



  푸르게 솟는 빛은 기운차다. 푸른 빛은 푸르기만 하지 않다. 처음에는 노르스름한 기운이 서린 옅푸름이요, 나중에는 노르스름한 기운이 모두 사라진 짙푸름이다. 철이 흐르고 바뀌면서 가을로 접어들면 새삼스레 누르스름한 기운이 감돌면서 푸른 빛이 스러지고, 이내 싯누렇게 시드는 빛이 되어 흙으로 돌아간다.


  봄이기에 푸르게 솟는 빛이다. 봄에는 모든 사람과 풀과 나무와 목숨이 새롭게 솟는다. 이 빛을 먹고, 이 빛을 맞아들이며, 이 빛으로 하루를 짓는다. 4348.5.21.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