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아이한테서 배운다
어버이가 얌전하고 차분하게 글씨를 쓰면, 아이도 얌전하고 차분하게 글씨를 쓴다. 어버이가 고운 말씨로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면, 아이도 도란도란 고운 말씨로 이야기꽃을 피우는 몸짓이 된다. 어버이가 춤을 추며 웃으면, 아이도 신나게 춤을 추면서 웃는다. 어버이가 풀밭에 드러누워 하늘바라기를 하면, 아이도 풀밭에 나란히 드러누워 하늘바라기를 한다.
두 아이를 내 품에 안고 하늘바라기를 하면서 바람노래를 듣는 생각을 한다. 낮잠을 자는 두 아이가 일어나면 이 아이들과 평상에 누워서 구름을 바라보자고 생각해 본다.
아이들 손글씨는 어버이가 쓴 손글씨를 살펴보면서 저희 나름대로 틀을 잡는다. 아이들 손놀림은 어버이가 가꾸는 살림살이를 지켜보면서 저희 나름대로 가닥을 잡는다. 아이는 어버이를 바라보면서 배운다면, 어버이는 아이를 마주하면서 배운다. 서로서로 스승이 되고 길동무가 된다. 4348.5.17.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