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말도 익혀야지

 (952) 위 13


옛날에는 / 별들이 밤마다 / 지붕 위로 / 내려와 / 놀았어 … 그런데 도화지 위에 / 딱 쌀알만 한 점 한 개만 찍은 아이도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실천문학사,2007) 62, 125쪽


 지붕 위로 내려와

→ 지붕에 내려와

 도화지 위에

→ 도화지에



  비는 ‘땅 위에’ 내리지 않습니다. 비는 ‘땅에’ 내립니다. 눈은 ‘논밭 위에’ 내리지 않아요. 눈은 ‘논밭에’ 내립니다. 눈은 ‘길 위에’ 쌓이지 않습니다. 눈은 ‘길에’ 쌓여요.


  그림은 ‘종이에’ 그립니다. ‘종이 위’나 ‘종이 아래’에 그림을 그리지 않습니다. 글은 ‘공책에’ 씁니다. ‘공책 위’나 ‘공책 아래’에 글을 쓰지 않아요. 4348.5.17.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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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는 / 별이 밤마다 / 지붕에 / 내려와 / 놀았어 … 그런데 도화지에 / 딱 쌀알만 한 점 하나만 찍은 아이도


‘별들이’는 그대로 두어도 되고, ‘-들’을 덜어서 ‘별이’로 손볼 수 있습니다. “점 한 개(個)”는 “점 하나”로 손질합니다.


..



 우리 말도 익혀야지

 (1077) 위 14


낙엽 위를 걷고 있으면 올 한 해 정원의 편력(遍歷)이 끝난 것을 실감하지 않을 수 없다

《마루야마 겐지/이영희 옮김-그렇지 않다면 석양이 이토록 아름다울 리 없다》(바다출판사,2015) 118쪽


 낙엽 위를 걷고 있으면

→ 가을잎을 밟고 걸으면

→ 가랑잎을 밟고 걸으면

→ 가랑잎을 밟으며 걸으면

→ 가랑잎을 밟으면

→ 가랑잎 길을 걸으면

 …



  나무에서 나뭇잎이 떨어집니다. 나뭇가지에서 바싹 마른 잎이 떨어집니다. 길바닥에 가랑잎이 쌓이고, 사람은 가랑잎을 밟으면서 걷습니다. ‘가랑잎 위’를 걷지 않습니다. ‘가랑잎을 밟으며’ 걷습니다. 이 보기글에서는 ‘가랑잎 길’이나 ‘가을잎 길’로 손질해도 잘 어울립니다. 4348.5.17.해.ㅅㄴ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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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잎을 밟고 걸으면 올 한 해 꽃밭 일도 끝났구나 하고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낙엽(落葉)’은 ‘가랑잎’이나 ‘진 잎’이나 ‘가을잎’으로 바로잡을 낱말입니다. “걷고 있으면”은 “걸으면”이나 “거닐면”으로 손보고, “정원(庭園)의 편력(遍歷)”은 “꽃밭 일”로 손봅니다. “끝난 것을 실감(實感)하지”는 “끝났구나 하고 느끼지”로 손질합니다.


(최종규/숲노래 . 2015 - 우리 말 살려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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