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째 만나는 흰민들레꽃



  올들어 삼월부터 흰민들레꽃을 보았고, 오월 한복판으로 접어든 요즈음에도 흰민들레꽃을 본다. 앞으로 언제까지 이 꽃을 볼 수 있을까 하고 헤아려 본다. 오월이 저물고 유월이 되어도 볼 수 있을까? 어쩌면 삼월에 저문 꽃에서 날린 꽃씨가 살살 퍼져서 여름이나 가을에도 새롭게 필 수 있겠지. 그리고, 지난해에 떨어진 꽃씨가 이제서야 싹이 트고 꽃대가 오를 수 있으리라. 봄부터 겨울 문턱까지 한 해 내내 이곳저곳에서 꽃을 볼 수도 있겠지.


  수많은 씨앗이 곳곳에 퍼져서, 이곳도 저곳도 꽃밭이 된다. 온갖 씨앗이 두루 드리우면서, 여기와 저기에 꽃내음이 흐른다. 나도 꽃이고 너도 꽃이다. 나도 씨앗을 새로 맺고 너도 씨앗을 새삼스레 맺는다. 4348.5.16.흙.ㅎㄲㅅㄱ


(최종규/숲노래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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