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걷는 사회학자 (정수복) 문학동네 펴냄, 2015.4.28.



  정수복이라는 분이 쓴 산문책을 읽는다. 《도시를 걷는 사회학자》라는 책인데, 책 첫머리를 보니, 한국 사회에서 인문학자나 지식인이 ‘어렵게 쓰는 글’하고 ‘논문 쓰기’를 살작 나무라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런 이야기도 들려줄 만하구나 싶으면서도, 막상 정수복이라는 분이 쓴 글도 ‘쉽지’ 않다. 무척 딱딱하고 어려운 낱말이 가득하다. 번역 말투나 일본 말투도 많다. 《도시를 걷는 사회학자》라는 책은 ‘논문이 아닐’ 뿐, ‘여느 논문에서 흔히 볼 만한 말투’가 가득한 ‘인문책’이다. 어느 모로 본다면 어쩔 수 없는 노릇이기도 하다. 책이름부터, 글쓴이는 스스로 ‘사회학자’라고 밝힌다. ‘서울시민’이나 ‘한국사람’으로서 서울을 걷는 발걸음이 아니라, ‘사회학자’로서 서울 같은 도시를 걷는다고 밝힌다. 그러니, 이 책은 논문이 아니면서도 논문과 닮은 글이 될밖에 없다. 동네 아주머니나 아저씨가 동네를 거닐어도 이 책처럼 글을 쓰지는 않으리라. 정수복 님이 ‘논문 글쓰기’를 넌지시 나무라려고 한다면, 누구보다 정수복 님부터 스스로 ‘동네 아저씨’가 되어서 ‘이웃 아저씨’한테 도란도란 이야기를 걸면서 웃음꽃을 피우는 투로 글을 쓰면 될 텐데. 걷는 이야기를 쓰니 반가우면서도, 스스로 어깨에 힘을 못 빼면서 다른 사람더러 어깨에 힘을 빼라고 자꾸 말하니까, 책을 읽다가 자꾸 눈에 걸린다. 4348.5.15.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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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를 걷는 사회학자- 서울을 생각한다
정수복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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