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러지고 일어나고
저녁에 아이들하고 함께 쓰러진다. 저녁에 쓰러지면 밤새 끙끙 앓듯이 잠들어 꿈에서 헤매고, 새벽에 잠을 깬다. 하루하루 흐르면서 아이들이 자란다. 나도 아이들하고 함께 자란다. 잠들 즈음에는 아이들이 덥다고 말하지만, 밤이 깊고 새벽이 되면 이불깃을 여미어야 한다. 아이들 오줌그릇을 비우고는 뒤꼍에 올라서 새벽달을 올려다본다. 오늘은 비가 오려나. 살짝 찌푸린 하늘을 흐르는 바람을 마시고 집으로 들어온다. 4348.5.15.쇠.ㅅㄴㄹ
(최종규/숲노래. 2015 - 아버지 육아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