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도랑이 사라지는 시골에서



  해마다 흙도랑이 아주 빠르게 사라진다. 흙도랑이 죄 시멘트도랑으로 바뀌기 때문이다. 시골에서 시멘트도랑 사업을 하는 건설업자한테는 일감이 끊어질 일이 없다. 아직도 흙도랑인 곳이 제법 많으며, 이 일을 도청과 군청에서 돈을 대어 하니, 해마다 쏠쏠하게 돈을 번다. 더욱이, 시멘트도랑은 어느 만큼 햇수를 먹으면 새것으로 갈아 주어야 한다.


  도랑에서 가재를 잡는다는 말은 그야말로 아스라한 옛말이다. 이제 가재를 잡을 만한 흙도랑을 찾아보기는 몹시 힘들다. 논마다 시멘트도랑으로 바뀌면서 흙은 빗물을 타고 아주 무섭게 씻겨 흐르면서 사라진다. 4348.5.14.나무.ㅅㄴㄹ


(최종규/숲노래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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