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입맛을 사로잡은 양념 고추 (바람하늘지기·노정임·안경자) 철수와영희 펴냄, 2015.5.15.



  그림책 《우리 입맛을 사로잡은 양념 고추》를 가만히 살펴보며 생각한다. 고추가 어떻게 자라는지 모르면서 고춧가루나 고추장을 먹는 아이들이 많다. 어쩔 수 없는 노릇이지만, 오늘 우리 사회는 도시문명이 되었기 때문이다. 돈이 아무리 많은 사람이라 하더라도 도시에서는 텃밭이나 논이나 뒷마당을 누리기 어렵다. 몇 억 원에 이르는 아파트를 어버이가 장만해서 이런 집에서 지내더라도, 나무 한 그루를 ‘내 나무’로 누릴 수 없는 아이들이 대단히 많다. 자가용을 거느리고, 자가용을 댈 땅뙈기는 있어도, 고추 한 포기를 심어서 돌볼 만한 밭자락은 없는 사람이 대단히 많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게다가 고추를 몇 포기 심어서 기르더라도, 고추를 햇볕에 말릴 만한 마당이나 지붕이 있는 집은 도시에 얼마나 될까? 골목집이어도 다세대주택이라면 지붕이나 마당이 없기 마련이다. 제아무리 값비싼 아파트라 하더라도 고추를 널 옥상이나 마당이 없기 일쑤이다. 그림책을 펼치기보다는 손수 고추를 심어서 돌보고 거두어 말리기까지 할 때에 고추가 무엇인지를 훨씬 잘 알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밭도 마당도 넉넉히 누리지 못하거나 제대로 즐기기 어려운 삶이라 한다면, 아이들이 예쁜 그림책을 곁에 두면서 생각을 북돋울 수 있을 테고, 머잖아 스스로 ‘내 땅’을 누리는 기쁨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이 그림책을 읽는 아이들이 ‘두 발로 디디고, 두 손으로 가꾸는 땅’을 꿈꿀 수 있기를 빈다. 4348.5.12.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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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입맛을 사로잡은 양념 고추
노정임 지음, 안경자 그림, 이정모 감수, 바람하늘지기 / 철수와영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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