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마 - [할인행사]
캐롤 발라드 감독, 캠벨 스코트 외 / 워너브라더스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듀마

Duma, 2005



  아이는 무엇을 배울 때에 즐겁게 살아갈까. 아이는 어버이한테서 무엇을 보고 배우면서 사랑을 삭일 적에 아름다운 숨결이 될까. 나는 오늘 어른으로 살고, 지난날에 아이였다. 오늘 아이인 숨결은 머잖아 어른이 된다. 곧 새로운 아이들이 태어날 테고, 곧 새로운 어른들이 나타날 테지. 이들은 저마다 어떤 넋과 숨결과 목숨으로 이 땅에서 삶을 지을 때에 사랑스럽다고 할 만할까?

  영화 〈듀마〉는 그저 영화일 수 있지만, 그저 영화라고만 보기는 어렵다고 말할 수 있다. 왜 그러한가 하면, 시골에서 조용히 흙을 일구고 들과 숲을 이웃으로 삼는 아이한테는 제도권학교가 덧없다. 도시에서 제도권학교를 다니면서 온갖 지식과 정보를 받아들여서 일자리를 얻는 아이한테는 시골과 들과 숲은 뜻이 없다.

  무늬범(표범)은 어떤 짐승인가? 숲짐승이다. 어떤 숲짐승인가? 스스럼없고 홀가분하게 삶을 가꾸려는 숲짐승이다. 그러니, 영화 〈듀마〉에 나오는 ‘젠’과 ‘듀마’는 서로 동무가 될 수 있다. ‘젠’이라는 아이는 학교에 다니지 않으면서 시골일과 삶일을 안다. 이와 달리 도시에 있는 아이들은 학교에는 다니면서 공부는 잘할는지 모르나, 시골일도 삶일도 모른다. 게다가 도시 아이들은 듀마라고 하는 무늬범을 그저 무서워하기만 한다.

  영화에 나오는 아이 ‘젠’은 어릴 적부터 무늬범을 한식구로 삼아서 함께 살았으니 무서워하지 않는다고도 하겠으나, 아무런 두려움이 없다. 왜 두려움이 있어야 하는가? 왜 숲이나 들을 두려워해야 하는가? 왜 삶을 두려워해야 하는가?

  우리는 저마다 즐겁게 삶을 짓는다. 우리는 스스로 기쁘게 사랑을 노래한다. 나는 영화 〈듀마〉를 보면서 바로 이 대목을 읽는다. 그래서 나 혼자서도 이 영화를 기쁘게 보고, 여덟 살과 다섯 살 두 아이와 함께 차근차근 함께 본다. 얼마나 아름다운 영화인가.

  삶은 객관도 주관도 아니다. 삶은 교육도 훈육도 아니다. 삶은 정석도 비주류도 아니다. 삶은 오로지 삶이다. 삶은 사랑으로 빚는 아름다운 하루이다. 하늘은 파랗고 들은 푸르다가 누렇다. 숲은 언제나 푸르고, 모든 목숨은 뜨거운 피로 끓으면서 따스하다. 4348.5.10.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영화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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