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빨래터 흰제비꽃



  마을 빨래터 둘레에 흰민들레가 돋고 흰제비꽃이 핀다. 그런데 흰민들레에 꽃이 피면 마을 어르신이 재빨리 뽑아서 버린다. 약풀로 삼지도 않고 곱게 살피지도 않고 그냥 뽑아서 버린다. 흰제비꽃은 빨래터 둘레에서 ‘시멘트가 갈라진 자리’에서 꽃을 피운다. 이 아이들도 마을 어르신들 손을 타면 모조리 뽑혀서 죽는다. 이밖에 다른 들꽃도 씨앗을 맺기까지 버티지 못한다. 꽃이 피면 곧 씨앗을 맺어서 더 퍼진다면서 얼른 없애려고 한다. 이 아이들이 씨앗을 맺으면 우리가 건사해서 우리 집에 뿌릴 텐데, 씨앗을 잘 맺을 수 있을까. 그때까지 버티어 줄 수 있을까. 4348.5.10.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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