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장남자 시코쿠 (황병승) 문학과지성사 펴냄, 2012.11.30.



  두 아이를 데리고 읍내마실을 다녀오는 길에 시집을 두 권 챙긴다. 읍내로 가는 군내버스를 타고 달리면서 한 권을 살짝 읽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를 기다리는 한 시간 반 즈음 또 한 권을 살짝 읽는다. 시골서 살며 읍내마실 다녀오는 길에 읽기에 《여장남자 시코쿠》는 안 어울릴까? 시를 읽다가 아이들을 쳐다보다가, 다시 시를 읽다가 아이들과 놀다가, 또 시를 읽다가 이제 책은 가방에 집어넣고 아이들과 군내버스에 오른다. 시라고 하는 글에서 글투나 글결이나 글씨는 대수롭지 않다. 실험시이든 서정시이든 무엇이 대수로울까. 어떤 시이든 삶을 노래하기 마련이다. 어떤 삶이든 시로 노래할 수 있다. 이를 알 수 있다면 누구나 시를 쓸 수 있고, 이를 사랑할 수 있으면 누구나 시를 읽을 수 있다. 오늘 문득 새롭게 하나를 깨달았다. 두멧시골에는 아직 제비가 찾아오는데, 여느 마을은 워낙 농약을 많이 뿌리니 제비가 살아남지 못하는데, 읍내에는 자동차가 시끄럽거나 배기가스로 매캐하더라도 농약이 없으니 제비가 온통 읍내로 몰려들어서 사는구나 싶기도 하다. 마을보다 읍내에 외려 제비가 더 많다. 4348.5.10.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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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장남자 시코쿠
황병승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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