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받기를 기다리는 책들을 생각하며



  책을 읽고 나서 느낌글을 쓴다고 할 때에는, 사랑받기를 기다리는 책한테 새로운 숨결을 나누어 준다고 본다. 내 나름대로 어느 책 하나를 이렇게 읽었노라 하고 밝히려는 느낌글이 아니라고 본다. 책마다 다르게 흐르는 숨결을 받아들이면서 누린 기쁨을 내 나름대로 풀어놓기에 느낌글을 쓸 수 있다고 본다.


  날마다 얼마나 많은 책이 새롭게 나오는가. 이 많은 책은 얼마나 고운 손길을 타면서 태어났을까. 퍽 많은 사람이 기다리거나 바랄 만한 책도 태어나지만, 눈여겨보지 않는다면 알아채기 쉽지 않은 책도 태어난다. 어느 책이든 내 마음을 따스하게 보듬어 줄 책이 될 테고, 나는 어느 책이든 내 마음이 닿을 만한 책을 고맙게 맞이하면서 기쁘게 삭인다.


  느낌글을 쓸 적에는 ‘사랑받기를 기다리는 책’이 앞으로 한결 빛나도록 한손을 거드는 셈이라고 본다. 어느 책 하나가 나한테 다가와서 나누어 준 고운 숨결이 널리 퍼질 수 있도록 살며시 징검돌을 놓는 셈이라고 본다. 4348.5.10.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삶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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