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 둘



  바닷바람을 쐬러 가자고 하니 두 아이는 저마다 ‘갈아입을 옷’하고 ‘마른천’을 가방에 챙긴다. 속옷도 한 벌씩 스스로 챙긴다. 이제 이 아이들한테는 말만 한 마디 들려주면 척척 알아서 할 수 있는 나이가 된 셈일까. 그래도 모르는 노릇이라 가방을 한 번 보자고 물어서 살펴보니 장난감을 한두 가지만 넣었다. 예전에는 가방을 너무 무겁게 챙겼으나, 이제 아이들 스스로 뭣 좀 아는 듯하다. 두 아이 옷가지이며 물이며 이것저것 혼자 챙기느라 부산하던 날이 사라진다. 차츰 잊힌다. 가방을 혼자 짊어지지 않아도 되고, 때때로 큰아이가 작은 짐은 씩씩하게 날라 준다. 가방 둘이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큰다. 4348.5.9.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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