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화과꽃과 무화과잎
무화과나무에 무화과꽃과 무화과잎이 맺는다. 보드랍게 돋는 잎은 갓 돋은 잎이든 넓게 퍼진 잎이든, 언제나 손바닥과 손가락 같다. 주머니처럼 대롱거리는 꽃은 언제 보아도 몽글몽글 귀엽다.
무화과나무도 여느 나무와 똑같이 흙빛 줄기와 가지에서 푸른 잎이 돋는다. 그런데 무화과나무는 가지 끝부터 잎이 돋는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새잎이 살짝 나온 셈이다. 줄기와 가지 곳곳에서 새싹이 돋는 여느 나무와 다르기에 무화과나무는 퍽 앙상하거나 가냘파 보이기도 한다.
해를 바라보면서 솟는 무화과나무야, 봄비를 먹고 봄바람을 마시면서 무럭무럭 자라렴. 네 잎으로 그늘을 넓게 드리우고 여름과 가을에 나긋나긋 멋진 노래를 들려주렴. 이 마을을 오가는 뭇새와 제비가 네 나뭇가지에 앉아서 쉬도록 더 튼튼히 자라렴. 4348.5.3.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