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책 《유리가면》을 다시 읽기



  만화책 《유리가면》을 이레쯤 앞서부터 첫째 권부터 다시 읽는다. 왜 다시 읽는가? 다시 읽어야겠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했는데, 마침 요 며칠 사이에 느낌이 짙게 왔다. 이리하여 차근차근 되읽는다. 예전에 읽었다는 생각을 지우고, 오늘 처음으로 만나서 읽는 책이라고 여기면서 읽는다.


  《유리가면》을 여덟 살 책순이한테 읽히기는 쉽지 않으리라 느낀다. 머잖아 책순이는 스스로 《유리가면》을 읽으리라. 앞으로 우리 집 책순이가 이 만화책을 손에 쥘 무렵 마지막 권이 나올 수 있을까?


  아무튼, 예전에는 애장판으로 읽었는데, 요즈음은 가볍게 묶은 작은 판으로 다시 읽는다. 큰 줄거리는 ‘연극하는 두 아이’ 삶이고, 큰 줄거리에 맞추어 흐르는 이야기는 ‘삶을 사랑하는 길을 찾는 꿈’이라고 할 만하다. 《유리가면》은 연극이라는 몸짓을 빌어서 삶을 노래하고, 사랑을 밝히며, 꿈을 보여준다. 이 세 가지가 세 갈래 실타래로 엮이면서 흐르기에 이 만화책을 새롭게 읽는다. 열둘째 권에서 연극 대본에 나오는 ‘말’ 이야기를 두 차례 거듭 들려주는데, 다른 대목에서도 눈에 뜨이는 이야기를 새롭게 읽는 한편, ‘말’을 다루는 이야기를 곰곰이 되짚는다. 우리는 말로 무엇을 하는가? 우리는 말로 삶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우리는 말을 빌어서 사랑과 꿈을 어떻게 이루는가? 4348.5.2.흙.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책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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