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 (이오덕·권정생) 양철북 펴냄, 2015.5.1.
이오덕 권정생 두 분이 주고받은 편지를 묶은 책을 읽는다. 이 책은 2003년에 갑작스레 나온 적 있다. 그때에는 이 책을 안 읽었다. 작가와 맺은 다짐을 어기고 ㅎ출판사에서 몰래 펴낸 책을 함부로 읽을 수 없었다. 이 편지꾸러미가 제대로 된 출판사를 만나서 제대로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 이제 열두 해 만에 두 분 편지꾸러미를 《선생님 요즘은 어떠하십니까》라는 예쁜 책으로 찬찬히 읽는다. 두 분이 나눈 편지는 1970년대 이야기여도 새롭고, 1980년대 이야기여도 새삼스럽다. 앞으로 쉰 해나 백 해가 더 흐르더라도 두 분이 맺은 꿈과 사랑은 한결같이 흐르리라 느낀다. 고이 잠든 두 분이 나눈 이야기는, 오늘 이곳에서 고이 꿈을 꾸거나 사랑을 속삭이려는 사람들한테 고운 마음밥이 되거나 생각씨앗이 될 테지. 한 쪽을 읽고 숨을 가다듬고, 두 쪽을 읽으며 숨을 돌린다. 석 쪽을 읽고 한동안 책을 덮으며, 넉 쪽을 읽으며 마당으로 내려서서 햇볕을 받으며 먼 하늘 구름을 바라본다. 4348.4.30.나무.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한 줄 책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