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77. 장미꽃내음은 빗물에 섞여 (2014.5.14.)



  비가 오는 날에는 꽃내음이 한결 짙다. 빗줄기는 먼 데서 풍기는 냄새를 떨구고, 우리 집에서 피어나는 냄새를 우리 집안에 더 짙게 아로새긴다. 비를 맞으면서 더욱 싱그럽게 터지는 꽃송이는 눈으로도 코로도 손가락으로도 마음으로도 기쁜 숨결을 받아먹으라고 속삭인다. 꽃을 마주보도록 살며시 쪼그려앉는다. 꽃내음을 헤아리면서 코를 가까이에 댄다.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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