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오는 날에 벌은



  비가 오는 날에 벌은 비를 그을 만한 곳에 있을 테지. 그런데 미처 몸을 옮기지 못한 벌도 있기 마련이다. 이런 벌은 꽃송이에 찰싹 달라붙는다. 온몸이 빗물에 젖은 채 꽃송이에서 안 떨어지려고 한다. 날개가 빗물에 옴팡 젖었으니 날아갈 수도 없고, 어디 움직일 수도 없네. 얼른 비가 그치고 해가 나기를 바라야겠네. 그렇지만 비는 그치지 않고, 벌은 꽃송이에 매달린 채 하루를 보낸다. 4348.4.21.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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