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사람은



  책을 읽는 사람은 이녁 이웃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읽는다. 책을 손에 쥐는 사람은 이녁 이웃이 지은 삶을 손에 쥔다. 책을 장만하는 사람은 이녁 이웃이 나누어 주는 사랑을 기쁘게 얻는다. 책을 건사하면서 아끼는 사람은 이녁 이웃한테서 불어오는 포근한 바람을 함께 쐰다. 책을 즐겁게 읽고 나서 아이한테 물려주는 사람은 이녁이 짓는 하루에 웃음꽃을 피운다.


  바로 내가 책을 읽는다. 바로 내 손에 책을 쥐어 읽는다. 바로 내가 씩씩하게 책방마실을 한다. 바로 내 손길이 묻은 책 하나가 우리 집에 곱게 있다. 4348.4.21.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책 언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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