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아이 씻기는 빨래



  작은아이가 세숫대야에 앉아서 씻겠다고 한다. 요 작은아이가 그리 크지 않은 세숫대야에 앉겠다고? 살짝 생각하다가 네 뜻대로 놀라고 말한다. 이 아이가 세숫대야에 앉아서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나이는 이맘때까지가 아닐까. 이 아이가 더 자라면 세숫대야에 앉고 싶어도 못 앉지 않을까.


  작은아이가 세숫대야에 앉아서 물놀이를 하는 동안 두 아이 옷가지를 빨래한다. 빨래를 비비고 헹구면서 물을 갈 적마다 작은아이 몸에 따순물을 끼얹는다. 오늘 작은아이는 ‘세숫대야에 앉아서 누리는 씻기놀이’를 그야말로 실컷 누린다. 따순물을 넉넉히 누릴 수 있는 곳에서 씻겨야 이 아이들이 마음껏 놀면서 웃고 노래할 수 있다고 새삼스레 돌아본다. 아주 마땅한 일이지만, 여태 이를 제대로 헤아리지 않고 살았다. 4348.4.14.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빨래순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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