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나물이 뒤늦게



  마당 한쪽 꽃밭에 돌나물이 일찌감치 올라와야 했으나 별꽃이 먼저 싹이 터서 무럭무럭 올라오는 바람에 돌나물은 옆으로 밀리고 밀린 끝에 이제서야 겨우 고개를 내민다. 올 삼월에는 돌나물을 아직 맛보지 못한다. 이만큼 돋아서야 돌나물을 훑어서 먹을 수 있을까. 꽃이 피어서 씨앗을 퍼뜨리도록 그냥 두어야 하지 않을까. 별꽃나물이 스러진 뒤에 돌나물이 비로소 기지개를 켤는지 모른다. 슬슬 별꽃나물이 씨앗을 내놓으면서 흙으로 돌아갈 때가 다가올 테지. 토실토실 싱그러운 풀줄기가 차츰 흙빛을 덮는다. 4348.4.10.쇠.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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