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흥집 75. 집고양이 되고 싶은 (2015.4.9.)
우리 집에서 태어나고 자란 고양이가 여러 마리 있다. 이 아이들한테는 우리 집이 저희 보금자리이다. 어른으로 큰 뒤에도 우리 집 둘레에서 떠나지 않는다. 어미 고양이는 멀리 떠난 듯한데, ‘새로운 어른 고양이’는 자꾸 섬돌에 앉아서 쉬거나 자고, 마루문을 열어 놓았으면 슬그머니 집으로 돌아오고, 마당에 천막을 쳐 두면, 이 천막에도 슬그머니 들락거린다. 다른 들고양이나 마을고양이는 눈을 마주치면 움찔하다가 내빼기 바쁜데, ‘우리 집에서 태어난 들고양이’는 눈이 마주쳐도 빤히 바라보다가 먼저 고개를 옆으로 살며시 돌린다. 이러면서 니아아아아옹 하고 오래도록 노래한다. 너는 집고양이가 되려는 셈이니? 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