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에 손발 씻기기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앞서 두 아이를 불러 손발을 씻긴다. 먼저 대야에 따순 물을 받는다. 그러고는 아이들 손을 먼저 씻기고, 낯을 씻도록 한다. 이러고서 발을 대야에 담그도록 해서 발가락 사이를 살살 문지른다. 이때에 두 아이는 모두 간지럼이 나서 웃음보를 터뜨린다. 내가 발가락을 씻겨도, 아이들이 스스로 발가락을 씻어도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발바닥과 발가락에 비누를 문지르면 더 간지럽다면서 웃는다. 가만히 돌아보면, 저녁에 잠자리에 들기 앞서 손발을 씻는 짤막한 한때는 늘 웃음보따리이다. 아이들은 밥자리에도 잠자리에도 놀이자리에도 늘 웃음을 이끌고 다닌다. 웃으니까 아이요, 웃기에 사람이며, 웃음으로 새로 태어난다. 4348.4.8.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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