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위꽃 한가득
우리 집에는 아직 머위꽃이 나지 않는다. 지난해에 한 포기를 옮겨심어 보았는데 퍼지지 못한다. 마을 한쪽 비알진 논둑 자리에는 머위꽃이 잔치를 이룬다. 꽃이 피기 앞서 잎이 넓적넓적 퍼지고, 이 잎이 수그러들면서 비로소 푸른 빛깔 꽃송이가 피어나서 활짝 터진다. 꽃째로 먹기도 하는 머위꽃은 곧 사라진다. 올망졸망 풀밭을 고운 무늬로 밝히는 머위꽃을 쓰다듬는다. 4348.4.8.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