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새야 안녕?
뻬뜨르 호라체크 지음 / 시공주니어 / 200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11



밥 달라고 노래하는 작은 새처럼

― 작은 새야 안녕?

 뻬뜨르 호라체크 글·그림

 편집부 옮김

 시공주니어 펴냄, 2005.9.1.



  작은 새가 아침을 열면서 노래합니다. 우리는 새를 바라보며 ‘작은 새’라고 흔히 말하는데, 새는 작지도 크지도 않습니다. 사람 몸뚱이에 대고 따지니까 ‘작은 새’인 듯이 보일 뿐입니다. 아무튼, ‘작은 새’는 작은 날개를 파닥파닥 놀리면서 아침을 엽니다. 둥지에서 새로 깨어나 자라는 ‘어린 새’한테 먹이를 찾아 주러 마실을 다녀야 하거든요.


  어린 새는 어미 새한테 얼른 밥을 달라고 외칩니다. 어린 새가 외치는 소리도 노래입니다. 조잘조잘 재잘재잘 작은 둥지에서 작고 어린 새가 노래합니다. 가만히 보면, 둥지도 새 크기마냥 작습니다. 그러나, 새한테는 꼭 알맞춤한 둥지입니다.


  작은 어미 새는 작은 벌레를 찾습니다. 작은 새이니 큰 벌레를 잡을 수 없어요. 작은 새한테는 작은 벌레로 배부르고, 작고 어린 새는 작은 벌레를 받으며 무럭무럭 몸을 키웁니다. 작은 몸으로 작은 노래를 부르면서 작은 하루를 기쁘게 엽니다.



.. 작은 새야, 일어나 ..




  아이들이 노래합니다. 조잘조잘 재잘재잘 노래합니다. 아이들은 어버이더러 밥을 내놓으라고 노래합니다. 어버이는 빙그레 웃으면서 밥을 내놓습니다. 아이들은 조잘조잘 재잘재잘 함께 놀자고 노래합니다. 어버이는 활짝 웃으면서 함께 놉니다. 아이들은 또 조잘조잘 재잘재잘 노래합니다. 무슨 노래를 할까요? 씻겨 달라 노래하고, 새옷을 달라 노래합니다. 어버이는 방긋방긋 웃으면서 아이들을 씻기고, 새옷을 입혀 줍니다.


  이제 어버이는 아이들이 저희끼리 놀도록 하면서 일을 합니다. 무슨 일을 할까요? 밥을 마련하는 일을 하고, 흙을 일구는 일을 하며, 빨래를 하는 일을 합니다. 비질과 걸레질도 합니다. 이불도 널고, 온갖 살림을 가꿉니다. 아이들은 저희끼리 엉켜서 놀다가 어버이가 하는 일을 지켜봅니다. 어버이가 일을 하는 매무새를 흉내내며 소꿉놀이를 합니다. 소꿉놀이를 하면서 노래도 불러요. 아이들은 어떤 노래를 부를까요? 어버이가 여느 때에 부르는 노래를 고스란히 따라서, 새로운 가락과 노랫말을 입혀서 부릅니다.



.. 빨리빨리 집으로 돌아가 ..




  뻬뜨르 호라체크 님이 빚은 작고 도톰한 그림책 《작은 새야 안녕?》(시공주니어,2005)을 읽습니다. 아이들은 작고 귀여운 새가 나오는 이 작고 도톰한 그림책을 아낍니다. 즐겁게 읽습니다. 나란히 엎드려서 읽습니다. 푸른 빛깔이 감도는 새처럼 우리 몸도 푸른 빛깔이 감돌겠지요. 파랗게 눈부신 하늘을 가르며 먹이를 찾는 어미 새처럼, 아이들도 파랗게 눈부신 바람을 타면서 뛰놀 테지요.


  어린 새는 캄캄한 둥지에서 어미 새를 기다립니다. 고요한 둥지에서 기다려요. 아이들도 고요한 방에서 불을 다 끄고 새근새근 잡니다. 밤에는 밤잠을 자고 낮에는 낮잠을 자요. 뛰놀며 지친 몸을 누여서 쉽니다.


  아이들은 꿈나라에서도 놀아요. 우리 집 작은아이는 자면서 입맛을 쩝쩝 다십니다. 깨어나서도 먹고, 꿈에서도 먹나 봐요.


  하루 스물네 시간은 언제나 놀이입니다. 하루 스물네 시간은 모두 노래입니다. 하루 스물네 시간은 한결같이 바람이요 꿈이며 햇살입니다. 아이도 어른도 즐겁게 맞이하는 하루입니다. 저마다 새롭게 열면서 기쁜 웃음으로 어깨동무하는 삶입니다. 밥 달라고 노래하는 작은 새처럼 귀여운 아이들이요, 우리 어른들은 모두 작은 새처럼 노래하면서 자랐고, 사랑받으면서 컸으며, 기쁜 숨결로 아름답게 두 다리로 섰기에 이쁘장한 어버이 구실을 다합니다. 4348.4.8.물.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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