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제인 웅진 세계그림책 20
패트릭 맥도넬 글.그림, 장미란 옮김 / 웅진주니어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509



꿈을 가슴에 품고 나아간다

― 내 친구 제인

 패트릭 맥도넬 글·그림

 장미란 옮김

 웅진주니어 펴냄, 2011.4.10.



  새벽녘에 새소리를 듣습니다. 우리 집 마당에서 들리는 새소리입니다. 처마 한쪽에 자리를 잡은 참새가 내는 소리일 수 있고, 바야흐로 봄을 맞이해서 처마 밑 둥지로 돌아온 제비가 내는 소리일 수 있습니다. 어떤 소리이든 반갑습니다.


  저녁에는 개구리 노랫소리를 듣습니다. 아직 아스라히 먼 논에서만 들리는 개구리 노랫소리입니다. 마을에서는 마늘밭에만 농약을 뿌리고, 논에까지 농약을 뿌리지는 않는 사월입니다. 개구리는 마을에서 언제 농약을 뿌리는지 알 수 있고 모를 수 있습니다. 개구리 유전자에 ‘요즘 시골 농약 흐름’을 알아차리는 마음이 깃들었다면, 개구리는 바지런히 알을 낳아서 얼른 올챙이가 깨어나고 얼른 어른 개구리로 되도록 이끌리라 생각합니다.



.. 제인은, 새들이 둥지를 틀고 거미들이 거미줄을 치고 다람쥐들이 나무를 오르내리며 술래잡기하는 것을 지켜보았어요 ..  (4쪽)




  패트릭 맥도넬 님이 빚은 그림책 《내 친구 제인》(웅진주니어,2001)을 보면, ‘타잔과 어울리는 제인’을 읽으며 ‘새로운 제인’을 바라는 ‘원숭이와 동무로 지내는 제인’이 나옵니다. 이 아이는 언제 어디에서나 원숭이와 함께 놀고 생각하고 지내고 말하는데, 새로운 삶을 본 어느 날부터 가슴에 꿈을 품습니다. 온누리에 흐르는 푸른 숨결을 받아들여서, 이 숨결을 노래처럼 부르려는 꿈을 품어요.



.. 제인은 바람에 머리카락을 나부끼며 타잔이 나오는 책을 읽고 또 읽었어요. 그 책에 제인이라는 여자가 나오는데, 아프리카의 밀림에서 살고 있었지요 ..  (22쪽)




  어린이 제인은 어떤 ‘어른 제인’으로 클 수 있을까요. 바로, 어린이 제인 스스로 마음에 품은 꿈대로 클 테지요. 어린이 제인은 어떤 ‘어른 제인’이 되어 삶을 지을까요. 바로, 어린이 제인 스스로 마음에 심은 꿈씨앗대로 삶을 지을 테지요.


  우리는 누구나 스스로 품은 꿈대로 삽니다. 그냥 제도권학교에 들어가서 그냥 교과서를 배우는 아이들은 그냥 대학입시를 바라보고 그냥 대학교에 들어가거나 떨어진 뒤 그냥 회사원이 되거나 노동자가 되어 삽니다. 왜 그러한가 하면, 마음에 담은 꿈은 따로 없이 나 스스로 휩쓸리면서 어린 나날을 보냈기 때문입니다.


  꿈은 학교 졸업장하고 안 이어집니다. 학교 졸업장이 있기에 꿈을 이루지 않습니다. 꿈을 이루는 사람한테는 꿈이 있습니다. 돈이 있어서 꿈을 이루지 않아요. 꿈으로 가는 사람은 마음에 꿈씨를 심은 뒤 이 씨앗을 알뜰살뜰 가꿉니다.



.. 제인은 밤마다 나를 침대에 눕히고 기도를 했어요. 자신의 꿈을 이루어 달라고 ..  (28쪽)




  바라거나 비손만 한대서 꿈을 이룬다고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바라거나 비손을 하는 몸짓이 되면, 이 몸짓 그대로 내 꿈으로 가는 길에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하나씩 알아차립니다. 한 걸음씩 천천히 뗍니다. 내 꿈으로 가는 머나먼 길에 이르도록 한 걸음씩 차근차근 떼요.


  우리는 우리 꿈이 있는 곳으로 한달음에 날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우리 꿈이 있는 곳으로 곧장 가로지를 수 있습니다. 저마다 하기 나름입니다.


  꿈을 이루기까지 한 달이 걸릴 수 있고, 한 해가 걸릴 수 있으며, 한 삶이 통째로 걸릴 수 있습니다. 한 삶으로 안 되면 두 삶이나 세 삶을 보내면서 꿈을 이룰 수 있습니다. 꿈을 이루고 보면, 한 달이나 한 해나 한 삶은 하나도 안 대수롭습니다. 꿈을 바라보며 나아가는 길이기에 언제나 기쁘면서 홀가분해요.



.. 제인은 너도밤나무를 제일 좋아해서 종종 올라가서 놀았어요. 나무에 뺨을 대면 나무껍질 밑으로 수액이 흐르는 게 느껴지는 듯했어요 ..  (18쪽)




  아이들이 나무와 함께 자랄 수 있기를 빕니다. 시골이든 도시이든 모든 아이가 나무를 곁에 두면서 자랄 수 있기를 빕니다. 어른들이 나무를 아끼면서 살림을 가꾸기를 빕니다. 도시이든 시골이든, 회사원이든 아니든 언제나 나무를 마주하고 쓰다듬으면서 하루를 열고 닫을 수 있기를 빕니다. 씩씩하고 짙푸른 나무처럼 어른 누구나 씩씩하고 짙푸른 숨결로 아름다운 꿈으로 나아갈 수 있기를 빌어요. 4348.4.7.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 아버지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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