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쪽지 2015.3.28.

 : 새로운 봄들



- 새로운 봄들을 달린다. 도서관에 책짐을 조금 부린 뒤 기쁘게 놀이터로 달린다. 면소재지 놀이터로 가는 길은 들길을 가로지르기로 한다. 오늘 이 들길은 시멘트로 덮은 길이지만, 우리는 이 길을 자전거로 달리면서 ‘그리 멀지 않은 지난날 흙과 풀로 덮인 길’로 여긴다. 흙내음과 풀내음이 가득하고 도랑에서 물이 맑게 흐르던 지난날을 그리면서 이 길을 달린다. 시골에 아이들이 가득하고, 시골아이가 도랑에서 신나게 노는 모습을 마음으로 그리면서 달린다.


- 놀이터에는 우리 아이들만 있다. 홀가분하게 이리저리 달리면서 뛰논다. 나는 미리 챙긴 시집 한 권과 동화책 한 권을 읽는다. 아이들과 놀러 다니면, 두 아이가 개구지게 뛰놀고, 나는 곁에서 조용히 책을 누린다. 나는 아이들을 이끌고 놀이터까지 오면 되고,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저희끼리 새로운 놀이를 지으면 된다.


- 우리 자전거를 수선화 곁에 두었다. 우리 자전거에 수선화 냄새가 조금 배었을까. 아이들 땀냄새를 느끼면서 집으로 돌아간다.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시골에서 자전거와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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