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도록 잠을 안 잘 적에



  아이들을 달래고 토닥이면서 잠자리에 누인다. 내가 먼저 곯아떨어지는지, 아이들도 함께 잠드는지 잘 모르지만, 자리에 누운 지 제법 지났는데 아이들이 부시럭거리면서 뒤척이는 소리를 듣는다. 아마 내가 먼저 잠든 듯하다. 이 아이들이 이날 따라 쉬 잠들지 않고 늦도록 깬다. 끝내 자리를 털고 일어나 열한 시가 넘도록 놀고 나서야 잠자리에 든다. 놀이가 모자랐을까. 놀이가 모자라서 잠이 쉬 안 오는 셈일까.


  늦도록 잠을 안 잘 적에는 딱히 어떻게 할 수 없다. 잠이 올 때까지 놀도록 할밖에 없다. 두 아이는 마루를 달리고 방에서 깔깔거리다가 그림책을 두 권쯤 큰소리로 읽더니 “보라야, 우리 이제 자자.” 하고 말한다. 둘이 방으로 들어가서 눕고, 이제 조용하다. 얼추 두 시간 반 남짓이지 싶다. 참으로 기운차구나. 4348.4.7.불.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아버지 육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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