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화꽃차례와 봄까지꽃을



  매화꽃이 모두 졌다. 매화꽃이 지면서 꽃차례도 떨어진다. 봄까지꽃 옆에 떨어진 짙붉은 아이는 뭔 꽃인가 하고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들여다보니 꽃차례이다. 꽃차례였구나. 게다가 매화꽃차례였구나.


  매화나무는 옅발그스름하면서 새하얗게 꽃을 베풀더니, 꽃차례로도 새로운 빛깔을 베푼다. 옅은 보라빛이 도는 봄까지꽃 둘레에 떨어진 매화꽃차례는 서로 사랑스레 어우러지는 빛깔이 된다. 우리한테 사진이 있어서 이 빛깔을 고스란히 담을 수 있으니 참으로 멋지다고 생각한다. 이런 모습을 그림으로 그리는 사람이 있을까? 높은 골짜기나 봉우리를 그리는 사람은 많은데, 이 조그마한 ‘그림’을 그야말로 ‘그림’으로 담는 사람이 있을까?


  아무렴, 있으리라 믿는다. 작은 꽃들이 작은누리에서 새롭게 빛나는 싱그러운 넋을 사랑으로 마주하면서 그림으로 새삼스레 빚는 예쁜 이웃이 있으리라 믿는다. 4348.4.6.달.ㅎㄲㅅㄱ


(최종규/함께살기 . 2015 - 꽃과 책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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